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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스마트폰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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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이손
댓글 0건 조회 426회 작성일 25-05-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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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버지가 스마트폰에 눈을 뜨셨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눈을 뜨시려 애쓰고 계십니다.

처음에는 전화만 잘 받으면 된다고 우기시더니, 어느 날 갑자기 “카톡은 왜 안 와?” 하시더군요. 문제는 그 ‘카톡’이 뭔지도 잘 모르신다는 점이었죠. 심지어 그걸 저한테 물어보신 시점이, ‘카카오택시’를 켜놓고 계신 순간이었습니다. 누가 보면 어딘가로 급히 호출될 뻔했어요.

가장 큰 위기는 이모티콘이었습니다. 친구분이 보내신 하트 날리는 곰돌이 스티커를 보고는, 진지하게 묻더군요. “얘가 나 좋아하나?” 그날은 스티커와 진심의 경계를 한참 설명해야 했습니다.

그 다음엔 유튜브였죠. 아버지의 영상 재생 목록이 기가 막힙니다. ‘장어 손질법’, ‘트로트 무반주 고음 연습’, ‘휴대폰 없이도 보는 장관급 회의 내용’까지. 이상한 건 그걸 다 보시고 “이거 믿어도 되냐?”고 물으신다는 점입니다. 전 여전히 ‘아무거나 클릭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반복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반대로 제가 배우고 있어요. 아버지는 어느새 ‘QR 결제’까지 하시고, 병원 예약도 어플로 하십니다. 물론 때때로 본인 얼굴을 줌인한 셀카를 가족 단톡방에 보내시며 “이거 프로필 사진으로 어때?”라고 하실 땐 혼이 쏙 빠지지만요.

가끔은 아버지가 너무 빨리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시는 게 걱정될 정도예요. 특히 엄마 생일날, 몰래 온라인 쇼핑으로 케이크를 주문하셨을 땐, 온 가족이 감동했죠. 배송메모에 적힌 문구도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집사람 최고, 생일 축하해요. -당신 남편이 손수 주문함-”

아버지, 이제 스마트폰은 잘 다루시니… 이젠 그 이상한 채널만 좀 덜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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