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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얼마 전, 생전 처음 가는 도심 한복판 건물에 약속이 있어 차를 끌고 갔습니다. 평소엔 큰길만 다니는 스타일인데, 그날따라 내비게이션이 “빠른 경로를 안내합니다”라며 골목으로 이끌더군요. 믿었습니다. 너무 믿었어요. > > 그렇게 좁은 골목을 몇 번 돌다 보니 어느덧 ‘이게 맞나?’ 싶은 지점에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라며 내비게이션은 조용히 종료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주변엔 약속 장소는커녕, 철제 문으로 된 허름한 주차장뿐이었습니다. > > 그런데! 그 철문이 갑자기 “윙~” 하며 열리는 겁니다. 웬걸, 그때 들어가야 했다는 걸 믿어버린 저는, 의심도 없이 안으로 슥 들어갔죠. 그 순간 뭔가 이상했습니다. 너무… 조용했어요. > > 알고 보니 그곳은 ‘건물 전용 임대 주차장’이었고, 정기등록 차량만 출입 가능한 시스템이더라고요. 다시 나가려니? 입구에 차단봉이 막혀 있고, 입주민 등록 차량이 아니면 나갈 수 없는 구조. 저는 ‘출차버튼’도 없는 그곳에 고립됐습니다. > > 관리사무소는 점심시간이라 닫혔고, 입주민도 안 보여서 결국 주차장 안을 혼자 한 바퀴 돌며 손 흔들다가, 경비 아저씨에게 구조됐어요. “여기 주민 아니죠?”란 질문에 “제가 오늘만큼은… 임시 주민입니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 > 그날 이후, 저는 내비게이션이 ‘빠른 길’이라 말해도 꼭 사람 말을 한 번 더 듣기로 했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건물 간판 정도는 확인하고 들어가기로요. > > 혹시 여러분도 ‘내비게이션의 말이라면’ 맹신하신 적 있나요? 그러면… 저처럼 주차장에 갇히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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