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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한 재택근무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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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이손
댓글 0건 조회 638회 작성일 25-05-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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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가 본격화된 어느 날, 제게도 드디어 ‘집사’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집에서 함께 사는 고양이 ‘두부’가 제 상사보다 더 저를 혹사시키기 시작했거든요.

아침 9시, 딱히 출근할 필요는 없지만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두부가 키보드 위로 성큼. 그러더니 엑셀창 위에 털뭉치를 선물처럼 내려놓는 겁니다. ‘오늘 할 일은 고양이 털 정리입니다’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 회의 중에는 제 얼굴을 가로질러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카메라에는 고양이 엉덩이 클로즈업이 실시간 송출되었죠. 팀장님이 말하더군요. “두부가 더 일 잘하네.”

점심시간엔 제 밥을 노리고 기습공격. 미역국에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건 아마도 세계 최초일 겁니다. 두부는 자신이 미식가라고 주장하듯이, 제 반찬을 하나하나 시식하려 들었고, 저는 결국 식탁이 아닌 베란다에서 밥을 먹게 됐어요.

하이라이트는 그날 오후. 중요한 클라이언트 미팅 중이었죠. 집중하며 설명을 이어가던 그때, ‘으르릉~’ 소리와 함께 두부가 제 무릎에서 뭔가를 끄적끄적. 고양이 화장실을 비워두지 않은 저를 향한 무언의 복수였나 봅니다. 급하게 화면을 껐고, 그날 회의는 “기술적 문제로…”라는 말과 함께 끝났습니다.

요즘 재택근무에 익숙해졌지만, 두부는 여전히 회사 대표처럼 굴어요. 제 일과는 두부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거든요. 요즘은 제 자리보다 두부가 누워있는 햇살 자리를 먼저 확보해야 하루가 평화롭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고양이와 재택근무 중이신가요? 그렇다면… 행운을 빕니다. 진심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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