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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엘리베이터에서 느낀 또 다른 사회가 여기 있다는 생각한적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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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이손
댓글 0건 조회 37회 작성일 25-05-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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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는 총 18층짜리 건물인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는 늘 어색한 기류가 흐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는데도, 인사는 눈빛 교환 정도. 말 한 마디 없는 ‘무언의 사회’가 엘리베이터 안에 존재하죠.

예전엔 저도 그랬습니다. 누가 타면 괜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층 숫자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내릴 때도 “수고하세요” 한마디 없이 쓱 빠져나갔죠.

그러던 어느 날, 12층 아주머니와 단둘이 탑승한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엘리베이터만 같이 타면 이상하게 정적이 흐르던 사이였죠. 그런데 그날은 제가 들고 있던 김밥 봉지를 보시곤, 갑자기 말문을 트셨습니다.

“혹시… 그 집 참치김밥이에요? 거기 고추장 찍어 먹으면 맛있더라고요.”

그 짧은 한마디가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그 뒤로 우리는 동네 김밥 맛집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이 학교 얘기, 마트 할인 정보까지 나누게 됐습니다. 지금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오늘은 몇 개 층 타세요?” 하는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예요.

그날을 기점으로, 저도 조금씩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강아지를 안고 타시는 6층 할아버지께 “강아지 오늘도 귀엽네요.” 아침 운동 가는 8층 아저씨께는 “부지런하시네요.” 그냥 인사 한마디로 시작한 대화들이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를 조금씩 바꿔 놓았죠.

지금은 여전히 조용할 때가 많지만, 때로는 “비 오니까 조심히 다녀오세요.”라는 따뜻한 말이 오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말 한마디에 하루가 괜히 덜 피곤해지는 날도 있어요.

엘리베이터 안이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20초 남짓한 그 짧은 공간 안에 사람들의 삶이 스쳐 지나가고, 그 속에서 누군가는 말을 걸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오늘도 엘리베이터를 타며 생각합니다. ‘내일은 먼저 인사해 볼까?’

어디에든 작은 사회는 존재하죠. 군대든, 직장이든...먼저 행동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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